저희 집 근처 가까운 거리에 지역 공공도서관이 두군데 있어요. 북쪽으로 5분거리에 Fort Garry Library, 남쪽으로 5분 거리에 Pembina Trail Library. 그날그날 동선에 따라 두군데중 하나 선택해서 가고 있어요. 위니펙시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은 같은 시 공공 도서관 어느 지점에서든 반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왔다갔다 하고 있어요. 두 도서관 모두 크지는 않아도 아기자기 아늑하고 리뉴얼한지 얼마 되지않아 시설들이 깨끗하답니다.
이번에는 펨비나 트레일 도서관에 다녀왔어요. 이 도서관이 슈퍼스토어랑 가까워서 아무래도 자주 오기는 해요.
보통은 도서관까지 오는 동안 아들아기가 잠들어서 저는 아기랑 차에서 기다리고 어린이딸과 아빠 둘이서 후다닥 책 반납하고 대출하고 돌아오는데 이번에는 아기 눈이 말똥말똥해서 오랜만에 저도 같이 들어갔어요.
도서관 입구에는 간단히 자전거 정비할 수 있는 도구들이 구비되어있어요. 여름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거든요. 이렇게 작은 정비소가 있으니 편리하겠어요. 그리고 도서관 들어가기전 항상 유심히 보는 게시판이예요. 각종 커뮤니티 소식, 정보도 알수있고 한인신문도 있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아서 이런 게시판이 있으면 유심히 살펴보는 편이예요. 인터넷은 제가 원하는 것만 찾아볼수 있으니 아무래도 시야가 제한되는 느낌이예요. 제 스킬이 부족한 것 일 수도...
들어가자마자 바로 맞은편에는 사서분들이 계시고 왼쪽으로 싹 돌면 길게 쭉 뻗은 도서관이 보인답니다. 노트북 자리도 있고, PC 사용도 가능하고, 공부할 수 있는 책상도 있구요, 편하게 책 읽을 수 있는 소파자리도 있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작은 도서관은 아니네요. 서울에서 자주 가던 동네 도서관보다는 좀 더 큰것같기도.. 다른점은 고시공부하는것같은 칸막이책상이 없어요. 한국도서관은 공부하는 열람실이 필수인데 말이죠. 그리고 어린이 자료실이 개별공간에 분리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낮은 책장으로 구분만 해 놓은 정도예요. 그래서 아이들 소리와 보호자들 소리가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들릴텐데 모두 별로 신경 쓰지는 않아요. (물론 아이들, 보호자 모두 조용히 얘기합니다.) 아이들 뿐만아니라 어른들도 자유롭게 대화 하구요. 물론 큰 소리가 아니라 작은 소리로 하긴하지만.. 한국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이기는 해요.
어린이 자료실 쪽도 꽤 넓고 책은 물론 dvd까지 자료가 많이 있어요. 어린이딸은 처음 캐나다 왔을 때는 정말간단한 아기책봤는데 이제는 거의 현지 같은 또래 아이들의 책 보는 수준을 따라잡았어요. 참 신기해요. 집에서 따로 공부하는것 없이 학교 다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영어가 금방 느네요. 이래서 조기유학 많이들 가나보다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지금 우리집을 보면 한국에서도 조금만 노력하면 영어 잘 할 수 있겠다싶기도 해요. 어린이딸이 학교에서는 영어, 집에서는 한국어 쓰는것처럼, 한국에서는 집에서 만화나 책을 영어로 보는 시간을 조금만 늘리면 유학보다는 시간이 좀 걸려도 영어실력을 늘릴 수 있지 않을까요? 어린이딸이 캐나다 오기전에 디즈니채널을 영어로 봤거든요. 그래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처음 캐나다 왔을때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없이 학교에 잘 다녔어요. 가르쳐 주지않은 영어단어를 자기가 알아서 말하구요. 이제는 반대로 한국어에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예요. 한국어 노출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한국어휘력이 부족한 느낌이예요.
그래서 이번에는 한국어 책을 빌렸답니다. 캐나다는 개별의 문화를 인정해주고 지켜나가길 권장하기 때문에 다양한 언어의 책이 도서관에도 구비되어있어요. 작은 수량이지만 한국어책이 하나도 없는 저희집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예요. 전자책으로 보려고하지만 종이 질감을 느끼며 보는 책과는 차원이 다르잖아요. 이번에 빌린 한국어 책으로 어린이딸은 이번주 독서시간을 즐겁게 보냈답니다.
캐나다 위니펙 도서관에도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이 있어요. 도서관 홈페이지나 해당 도서관에서 프로그램 참여를 신청할 수 있어요. 팸비나 트레일 도서관에서는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수학 튜터링을 하고 있네요. 아들아기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아빠가 출근하며 차 가져가면 지금은 겨울이라 다니기 힘들어서 봄 되면 신청해 봐야겠어요. 날씨 따뜻해지면 운동삼아 유모차끌고 다닐생각이예요. 그리고 이제 슬슬 책에 관심가지기 시작해서 책도 빌려 보기도 하구요. Preschool pack이라고 도서관에서 처음 책 읽는 아이들을 위해 따로 모아놓은 가방이 있긴한데 아기가 찢고 뜯고 먹을까봐 아직 빌리지는 못하겠어요. 대신 도서관에서 책 정리하면서 상태가 좋은 책들을 파는데 그 책을 사보려구요. 아이들 책은 상태가 아주좋더라구요. 가격도 좋구요. 어차피 아기에게 책이란 장난감의 한 종류이니..
도서관 제일 안쪽으로 들어가면 자그마하게 Book sale 코너가 있어요. 개별로 사는것보다 바구니 하나로 사면 6달러 밖에 안해서 다음번에 오면 꼭 사야겠어요. 어른책 어린이책 아기책 잡지 종류대로 다 있어서 마음껏 골라 담아야겠어요. 캐나다도 책 비싸긴 매한가지라 아이들 책 사놓기가 좀 부담스럽거든요. 다음번에 꼭 살거예요.
도서관이 가까워서 참 좋아요. 다음에 이사가도 도서관 가까운 집을 골라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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